- 歌曲
- 时长
简介
흠 [Hyoram] 이룬 건 없고 미룬 건 한가득인 스물여섯의 넷. 입 모아 하자고만 했던 일을 하나씩 해본다. 이 곡은 미뤘던 일의 첫 번째다. 내 사람 [Delivear] 막사 구석진 곳에 흡연구역이 있었다. 그곳엔 벤치가 있고 뒤엔 목련나무가 자리 잡고 있다. 내가 그렇게만 보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부대에서 내가 본 목련은 한순간 짧게 피었다 떨어지는 것 같았다. 나무에 있을 땐 그렇게 하얗던 꽃이 떨어지면 새까매져 형체도 알아보기 힘들어진다. 아마 흡연구역 바닥이 새까매졌을 때쯤이었다. 할머니가 아프다. 엄마 전화였다. 엄마는 할머니에게 할 말을 녹음해서 보내라고 했다. 청각은 사람이 죽은 뒤에도 꽤 오랫동안 살아있다고. 막사 뒤편에 아무도 없는 곳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할머니에게 할 말을 녹음하며 할머니랑 한 전화라도 녹음해둘 걸 후회했다. 대충 걸어와 벤치에 앉아 담배에 불을 붙였다. 연기를 뱉으며 정말 영혼이 있을까 생각했다. 손에 쥐고만 있는 담배는 짧아지고, 나는 바닥에 떨어진 목련 잎만 보고 있었다. 흡연구역에 온 사람들이 말을 걸어오는데 할머니가 내 목소리를 들으려고 잠시 빌려 갔는지 아무 소리도 안 들렸다. 할머니는 아직도 들을 수 있을까. 영혼이 있다면 날 보고 있을까. 음악은 그만두기로 마음먹었는데 가사는 썼다. 보고 싶은 마음에 편지처럼 이 노래를 태울까 잠깐 생각했다. 내 귀를 잠깐 빌려 가도 좋아요 할머니. [Credit] 01. Hyoram - 흠 (With. Delivear) 작사 : Delivear (딜리비어), 김몽스 작곡 : Hyoram 편곡 : Hyoram 믹스 : Nayle 마스터 : Nayle 02. Delivear (딜리비어) - 내 사람 작사 : Delivear (딜리비어) 작곡 : Nayle, Delivear (딜리비어) 편곡 : Nayle 믹스 : Nayle 마스터 : Nay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