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歌曲
- 时长
简介
어어부 프로젝트의 백현진. 우연히 기록된, 의도하지 않았던 그의 최초의 라이브 앨범. 찰라의 기초. 가야금 명인 황병기와 영화감독 홍상수는 동시대 예술가로서 그를 지지하였으며, 전설적 안무가 피나 바우쉬와 영화감독 박찬욱은 그를 천재라고 찬사하였다. "우연의 일치는 제시되어야만 한다!" - 스테판 말라르메 그날 나와 방준석과 계수정은 공연 전 각기 다른 음료수를 마신 것 같다. 누군 물을 마셨고 누구는 커피를 마셨고 또 누군가는 맥주 따위를 마셨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 순간이. 어렴풋하다. 공연을 시작했고 공연이 끝났다. 뜻하지 않게 음향 엔지니어가 우리의 공연을 녹음하였다. 기록된 소리를 들으니 녹음을 목적으로 마이킹 된 것이 아니라 녹음 상태는 그저 그랬다. 시간이 흐른다. 몇 번 더 듣다 보니 기록된 녹음 상태가 현재의 나의 삶과 그리 동떨어진 느낌은 없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삶이 그저 그렇다는 생각은 아니었고 그저 기록을 위해 적합한 소리처럼 들리지 않는 이 소리도 내 삶에는 무리 없이 적합하다는 느낌이 든다라는 생각이었다. 이것은 느닷없는 2010년 11월 4일 오후의, 약 80분간의 기록이다. - 백현진. 2011. 1.18 새벽녘 작성 한 사내가 노래를 한다. 아무리 좋게 들어도 결코 노래를 잘한다고 할 수 없는 목소리, 그는 읊조리듯 노래하고 고함치듯 노래하고 울부짖듯 노래한다. 백현진, 그의 노래는 박자를 맞추고 멜로디를 따라가며 노래하는 일반적인 보컬리스트들의 노래와는 궤를 달리한다. 그의 노래는 음정과 박자에 맞춰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슴 속 한탄과 통탄을 따라가며 토로하는 발화 그 자체이다. 노래가 있기 이전에, 그러니까 노래가 만들어지기 이전에, 노래를 구성하는 감정과 자신의 이야기 그 자체에 충실한 그의 노래는 노래를 구성하는 것의 본질을 되묻게 한다. 그러므로 그의 노래가 단지 기술적으로 꾸밈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보다는 노래가 가장 날 것 그 자체로서 존재할 수 있는 예술적 가능성을 확인시켜준다고 말해야 더욱 어울릴 그의 노래는 라이브에서도 피아노와 기타 반주 정도로만 자신의 노래를 수식하고 있다. 여백이 많은 노래의 틈새에서 연주는 대체로 한발 떨어진 위치에서 묵묵하다가 이따금씩 아방가르드한 스타일을 휘두를 뿐이다. 결국 거의 모든 노래의 주인공은 바로 백현진의 보컬이며 백현진의 보컬이 갸르릉 거리며 토로하는 이야기들이다. 어떤 악기보다 강력한 힘을 가진 백현진의 보컬은 무대에서 노래를 하는 것이 아니라 흡사 모노 드라마를 펼치고 퍼포먼스를 하는 것처럼 강력한 개별성과 독자성을 발휘한다. 열창이라고 하기보다는 원초적이라고 말해야 할 것 같은, 국내에서는 한대수나 전인권, 해외에서는 자니 캐쉬(Johnny Cash)나 닉 케이브(Nick Cave)에 비견할만큼 아우라 강한 그의 보컬은 라이브 무대의 공간과 다른 악기를 압도할만큼 막강하다. 주로 자신의 첫 솔로 앨범 수록곡들을 불러제낀 첫 번째 라이브 앨범에서 그의 노래는 앨범보다 더 쓸쓸하고 더 영롱하며 더 거친 에너지를 발산한다. 하나같이 핍진한 노래들이지만 특히 그가 부른 옛 노래 리메이크 가운데 은 원작의 나른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백현진 특유의 돌발적인 분위기로 탈바꿈시킨 라이브의 절정이다. 단지 독특해서만이 아니라 강하게 아름다워서 좋은 노래 12곡이 이어지는 동안 우리는 함께 막막하고 함께 슬프고 함께 처절해진다. 이런 체험, 어디서 쉽게 하겠는가? 오늘, 백현진의 노래가 아니라면. - 서정민갑(대중음악의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