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준 baek sungjun [개인사 개인 사정 개인적 서사] 맨발로 서울숲을 걸어 다니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습니다. 추리닝 바지 아래 하얗게 빛나는 맨발은 갓 태어난 동물같이 무방비하고 연약해 보였습니다. 언제든 날 선 조각 위에 내려앉아 사라질 듯한, 이른 계절에 찾아온 눈송이처럼 굳은살 없는 피부. 누군가의 고약한 체취, 숨겨둔 컴플렉스, 흉터로 남은 과거의 해묵은 기억들을 형형색색의 신발로 감싸두면 북적이는 빌딩 사이 다른 이의 발을 즈려밟아도 가벼운 사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암묵적으로 합의한 공간이기에. 도시에서 보이는 맨발로 우리는 누구나 그것을 가지고 있음을 상기할 수 있습니다. 상처받기 쉽기에 꽁꽁 싸매어 둔 맨 살, 맨 마음, 천진한 생각들. 온전히 내어놓아 말갛게 빛이 나는, 흔적을 감내하는 삶. 고이 넣어둔 맨살을 드러낸 순간은 그래서 드물고, 그렇기에 사랑스럽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과 감정들로 다듬은 소리들은 아직 채 굳은살이 생기지 않은 맨살 같기도 합니다. 도시는 수만 가지 얼굴들의 총합이지만 한편으로 비슷한 모양새를 가지고 있기에 각자의 삶에서 공명할 수 있기를 소망하며 앨범을 내어둡니다. [Credit] Produced by 백성준 baek sungjun Arranged / Composed by 백성준 baek sungjun Mixed by 백성준 baek sungjun Mastered by SeungHee Kang (Sonic Korea) 강승희 (소닉코리아) Cover Photo by STUDIO OFF-BEAT Cover text design by 1bak (박일형) Special Thanks to KIRARA (키라라), 1bak (박일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