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歌曲
- 时长
简介
저 멀리 은하수를 건너 편서풍 타고 날아온 초특급 밴드, 수미아라 앤 뽄스뚜베르. 그들에게는 ‘차가운 도시 삶에 지쳐 허리가 꺾인 현대인들의 허리를 곧게 펴라’는 우주의 지령을 수행하기 위해 세 번의 우주여행을 거쳐 대한민국 서울에 인간의 모습으로 등장했다는 황당무계한 신화가 있었으니..... 그 진위 여부를 놓고 학계에서는 갑론을박의 치열한 공방을 벌여왔으나 최근 그 신화의 근원 설화인 [수미아라 우뚝 설화]가 기어이 발견되고야 말았다. 수미아라 우뚝 설화 북쪽 메마른 땅에 깊은 바다가 있었는데, 이를 ‘뽄스뚜베르’라 했다. 그곳에는 폭과 길이가 몇 천리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랗고 눈이 튀어나온 ‘자(慈)’라는 물고기 한 마리가 있었다. ‘자’는 보름달이 떠오를 무렵이면 새로 변하는데 그 새의 이름은 ‘딕(Dick)’이다. ‘딕’의 등은 작고 굽은 곱추였으나 그의 양 날개는 하늘에 걸린 구름처럼 하얗고 가벼웠다. 그가 날갯짓을 하기 위해 가슴에 바람을 한 가득 채워 넣으면 그의 등은 크고 곧게 뻗어 보름달을 가리었다. ‘딕’은 보름달의 자연발광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저 멀리 은하수를 건너 편서풍을 타고 동쪽 바다로 여행을 떠났다. ‘딕’이 동쪽에 닿아 아래를 굽어살피니 그곳에는 온통 허리가 꺾인 채 지쳐 널부러진 현대인들뿐이었다. 힘찬 날갯짓을 하기 전에는 한낱 작은 곱추새에 불과한 ‘딕’은 “저 모습이 나와 다를 바 없어 측은하니 수오의 마음으로 가슴에 바람을 채워 넣어 허리를 곧게 펴는 방법을 알려주리라”며, 도시절세미인으로 변해 동방의 세상에 닿아 두 발로 걸었다. 명주실처럼 가늘고 고운 발목으로 경쾌하게 걷는 도시절세미인의 이름은 ‘미(美)’이다. 비단 위에 수놓은 나비 한 마리가 날아오르듯 사뿐히 거닐며 현대인들에게 다가선 ‘미’가 몇 마디 말을 건네자 현대인들은 허리를 더욱 꺾으며 ‘미’의 음성에 괴로워했다. 이 때, 서쪽의 큰바위산에서 커다란 바위 덩어리 하나가 떨어져 나와 무섭게 굴러 내려왔다. 이를 본 ‘미’는 공포에 질려 방방 뛰고 고성을 지르며 흥분했으나 바위 덩어리는 따뜻하고 잔잔한 흙바람을 일으키며 ‘미’의 앞에 서서히 멈춰 섰다. ‘철(哲)’이라는 이름의 커다랗고 단단한 큰 바위는 ‘미’의 흥분과 고성을 가라앉히며 “여기 허리가 꺾인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당신의 차가운 도시절세미와 경박스런 고성이 아니오. 햇살이 눈부실 때 꼭 잡은 두 손 위로 입술을 맞닿으며 부르는 훵크69와 같은 따뜻한 바람이 유일한 위로가 된다오. 잡스러운 변신술을 부리며 치료를 가장한 사변을 늘어놓지 말고 북쪽 깊은 바다의 물고기로 돌아가 본래의 대범을 되찾으시오.” 라고 크게 꾸짖었다. ‘철’의 우레와 같은 호통에 대지가 거칠게 흔들리고 하늘에는 온통 검은 먹구름이 드리웠다. ‘미’로 변신했던 ‘딕’이 먹구름 사이로 커다란 날개를 퍼덕거리며 북쪽으로 사라지자 하늘에서는 굵은 장대비가 하염없이 쏟아져 내렸다. 비가 그친 대지는 촉촉하게 젖어 있었고 남쪽 하늘에는 쌍무지개가 곱게 걸렸다. 쌍무지개 사이로 서서히 걸어오는 밝은 그림자는 천진난만한 어린 아이의 것이었다. ‘요(妖)’라는 이름을 가진 그 어린 아이는 손에 선풍기를 들고 있었다. ‘요’가 널부러진 현대인들의 앞에 서서 “수미아라 우뚝!!”이라고 외치고 퐁퐁 뛰며 주문을 걸자 선풍기는 빛을 발하며 짭쪼름한 화진포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소금기 어린 따뜻한 바람을 맞은 현대인들은 허리를 곧게 펴더니 덩실 덩실 춤을 추며 선풍기를 향해 다같이 “수미아라 우뚝!!”이라고 크게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