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简介
피아노로 그리는 이야기, 마음을 데우다. 7년만의 선물. 정원영 솔로앨범 <정원영 5집> 2010년의 끝자락에 찾아온 선물: <정원영 5집> 2010년의 겨울. 정원영의 5집 앨범이 7년 만에 우리를 찾아온다. 2003년 4집 [Are you happy?] 이후 그는 젊은 뮤지션들과 결성한 ‘정원영 밴드’의 리더로서 실험적이면서도 독창적인 ‘밴드’ 음악에 몰두해 왔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팬들은 오랜 시간 동안 그가 다시 그랜드 피아노 앞에 앉아 들려줄 그의 이야기를 기다려왔고 저물어 가는 2010년의 겨울, 그렇게 그를 기다려온 팬들 앞에 그가 다시 그의 독집 앨범을 들고 찾아왔다. 긱스 (Gigs), 정원영 밴드, 다시 정원영으로 1993년 미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정원영이 발표한 1집은 한국 음악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어서 2집 [Mr. Moonlight], 3집 [영미 Robinson]을 발표한 후, 1999 년 이적, 한상원, 강호정, 정재일, 이상민 등 최고의 뮤지션들과 긱스를 결성하며, 그 당시 한국 대중음악계에 화두를 일으킨 파격적인 음악들로 많은 사람들을 사로잡은 두 장의 앨범을 발표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친다. 그 후, 긱스의 멤버들은 많은 사람들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솔로앨범으로, 연주인으로, 교육자로 각자의 길을 가게 되었고, 그는 2003년 4집 [Are you happy?]를 발표한 이후 정원영밴드를 결성, 2005년 <정원영밴드 EP>, 2009년 <정원영밴드2>를 발표한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검은 건반과 흰 건반 그리고 그의 목소리. 정원영의 이번 앨범엔 어김없이 그의 피아노가 한 가운데에 있다. 그런데 전작들에서 간간히 들을 수 있던 일렉트로닉 사운드도, 드럼의 브러쉬 터치도, 신디사이저의 패드도 없다. 오로지, 그의 손가락이 건드리는 피아노의 건반들, 목소리 그리고 아주 약간의 악기들, 그뿐이다. 그의 목소리는 더 없이 간결해졌고, 고저(高低)를 그리는 대신 낮고 깊게 피아노 선율 사이를 메워준다. ‘천천히.. 천천히’에서 들리는 엄정화의 목소리도, ‘봄타령’에 섞인 홍성지의 목소리도, 피아노의 음계를 방해하지 않고 하나의 앰비언트가 되어 음과 음을 메우는 데에 충실하다. 이 앨범의 타이틀 곡 ‘겨울’에서 들리는 나일론 기타와 현악 4 중주의 음색도 한 발짝 뒤에 물러나 그의 목소리를 뒷받침해 준다. 그리고 그 모든 소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그의 피아노 소리. 계절을 따라 흐르는 피아노. 피아노 선율 위에 흐르는 계절.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3박자의 피아노곡 ‘변명’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조금은 우울한 느낌이지만, 김이 서린 초봄 창밖을 보는 느낌인 ‘변명’이 끝나고, 그가 그의 어머니를 잃은 봄을 떠올리며 쓴 곡인 ‘봄타령’이 이어진다. 절반은 피아노로, 절반은 정원영과 홍성지의 목소리로 채워지는데 꽃상여에 실려가는 ‘님’을 그리는 듯한 선율과 중간 중간 나오는 손뼉 소리가 시각적인 이미지를 더해준다. 어느덧 아이의 아버지가 된 그가, 부모의 입장이 되어 해외로 입양을 가야 하는 운명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5月’을 지나, 찬란하게 빛나고 푸르른 청춘과 한 여름의 빛나는 햇살을 이야기하는 ‘그 여름의 끝’은 또 다시 ‘천천히… 천천히’로 이어진다. ‘천천히… 천천히’에서는 그의 오랜 벗인 엄정화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그리움과 지난 사랑, 추억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다시 가을의 이야기 ‘가을이 오면’에서, 그는 ‘그 여름의 끝’에서 차마 다 말하지 못한 남은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마치 남은 낙엽을 털어내듯이. ‘그 여자네 집’에서 그의 이야기는 다시 어머니에게로 향한다. 그의 어머니이자 한 남자의 여자로서 견뎌내야 했을 시간과 외로움을 마치 어머니에게 말을 걸 듯 담담하게 피아노 위에서 꺼내 놓는다. 그리고 ‘겨울’이 온다. 정재일의 기타와 현악 사중주 그리고 정원영의 피아노로 그려내는 ‘겨울’에서는 슬픔어린 서늘한 톤의 목소리로 어긋난 인연과 그리움, 아픔을 노래한다. 마치 그의 4집 수록곡 ‘동백꽃 순정’에서의 못다한 이야기를 마저 하듯. 휘파람 소리와 함께 서서히 사라지듯 ‘겨울’이 끝나면, 앨범은 막바지에 이르러, 언젠가 그가 써놓은 오래 묵은 악보에서 찾았다고 하는 연주곡 ‘벌써 한 달’과 그의 어릴적 정서의 모든 것이었던 추억을 담은 ‘동시상영’을 끝으로 서서히 갈무리된다. ‘꿈과 한패인 선잠에 눌려있다 가까스로 빠져나온 그 빈 침대에는 누군가는 그리워할 내 냄새가 아직 남아 있을꺼야’ 10곡이 채워진 그의 5집 앨범의 표지엔 국내 최고의 사진작가이자 정원영의 벗인 김중만의 글씨가 가득 채워져 있다: ‘꿈과 한패인 선잠에 눌려있다 가까스로 빠져나온 그 빈 침대에는 누군가는 그리워할 내 냄새가 아직 남아 있을꺼야’ 45자의 글자로 이어진 한 문장으로 가득 채운 앨범의 표지처럼, 이 앨범은 시간과 계절을 흘러 노래하고 연주하는 그의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리고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음악을 따라 흘러가다 보면 누구나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비워진 듯 채워진 그의 목소리의 힘을. 그리고 말로는 결코 할 수 없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건네는 그의 피아노의 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