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스나이퍼가 지난해 9월 미니앨범 ‘B-Kite 1’을 발매한 후 1년여 만에 ‘B-Kite 2’라는 미니앨범을 발표한다. 전작인 ‘B-Kite 1’이 자가치료라는 키워드로 MC 스나이퍼 스스로에 대한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앨범이었다면, 이번에 발매되는 ‘B-Kite 2’는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지리멸렬한 자가치료를 끝내고 완벽한 슬럼프에서 빠져나온 MC 스나이퍼가 세상을 향해 그만의 처방전을 소리로 옮겨 꺼내놓은 앨범’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총 10곡이 수록되어 있는 이번 앨범 ‘B-Kite 2’는 각 트랙마다 명확한 대상을 향한 위로가 담겨있다. 스스로 소외되고 있다고 느끼는 누군가, 혹은 제 자리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누군가, 아니면 마음속 가장 소중한 것들을 잃고 상실감으로 살아가고 있는 누군가를 위한 ‘위로’와 그로 인한 ‘새로운 출발’이라는 주제가 앨범 전반을 관통하고 있다. 이처럼 MC 스나이퍼는 ‘자가치료’를 통한 새로운 탄생과 도약이라는 매개체로 ‘검은 솔개’ 즉 ‘Black Kite(이하 B-Kite)를 스스로에게 투영하여 전작인 ‘B-Kite 1’로부터 이야기의 접점을 확장했다. 이번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첫 곡 ‘솔개처럼 (Feat. 비도승우)’은 이런 MC스나이퍼의 작품 의도가 가장 잘 나타나있는 트랙으로, 환골탈태의 표본인 솔개처럼 과거는 모두 잊고 새롭게 시작하려는 마음가짐을 노래한 곡이다. 랩피쳐링으로 참여한 비도승우와 함께 본인 스스로에게서 답을 찾아 음악인생의 새로운 서막을 준비하는 각오를 다지는 곡이다. 더블타이틀곡 중 하나인 ‘구원(눈을 떠)’은 MC 스나이퍼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모던락풍의 곡이다. 아무리 살아도 채워지지 않는 마음속 공허함은 욕심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여 탄생한 곡으로, 늘 남과 비교하다 보니 많은 걸 가졌음에도 내 삶이 보잘것없이 보이는 많은 현대인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곡이다. ‘돌아가요 (Feat. 최영태)’는 또 하나의 타이틀곡으로, 한때 서울스테이션이란 노래를 쓰기 위해 서울역에서 노숙생활을 했고 후에도 많은 사회복지 경험을 하며 느낀 것들을 옮긴 곡이다. 노숙자를 대상으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결코 노숙자에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닌 돌아갈 곳을 잃어버린 많은 이를 위해 노래했다. 특히 이 곡은 언젠가부터 힙합씬의 관행이 되어버린 인지도 높은 보컬 피쳐링이라는 공식을 과감히 무시하고 단순히 곡에 어울리는 보컬을 수소문 끝에 Mnet 슈퍼스타K 5 출신의 보컬 ‘최영태’가 피쳐링으로 참여, 곡의 완성도를 더했다. ‘Lost Star’라는 곡은 얼마 전 득남을 기점으로 MC 스나이퍼가 느낀 삶에 대한 소회가 담긴 곡으로, 가족을 위한 헌신과 배려, 동료들을 향한 따스한 말 한마디가 물질적인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담긴 곡으로 모두가 스스로를 지탱하는 길잡이 별을 놓치지 말자라는 내용을 노래하고 있다. ‘감자 심포니 (Feat. BK, 아영)’는 동명의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쓴 곡이다. 자신의 쓸쓸함이나 초라함을 감추기 위해 강한 척 행동하는 군상들을 향한 곡으로서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이 곡에는 BK가 랩 피쳐링으로, 신예 여성 보컬 ‘아영’이 인생의 짧고 속절없음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1571’이라는 곡이 나타내는 숫자는 2015년 7월 1일. 바로 세 모녀법이 시행된 날이다. 사회 곳곳엔 아직도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많고 우리 또한 언제 어디서 그들과 같은 상황이 닥칠지 모른다.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 관심이 닿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곡이다. MC 스나이퍼가 빠져나온 기나긴 슬럼프의 터널 끝에는 어둠 속 그를 향해 비춰주는 따뜻한 불빛이 있었다. 이제 MC 스나이퍼는 자신에게 비춰졌던 불빛을 소리로 옮겨 세상에 돌려주려 한다. 결국엔 사람이다. 우리 곁의 사람들을 위한 MC 스나이퍼의 새앨범 “B-Kite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