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歌曲
- 时长
简介
시끌 벅적 요란스럽던 여름이 지났다. 올 여름은 유난히도 비가 많았지만, 그럼에도 돌이켜 보면 작렬하는 태양과 거리의 에너지, 반짝이는 어깨를 지닌 여자들과 배낭을 짊어진 남자들.. 이제는 거리도 차분해져서 긴팔 옷을 꺼내다 보니 문득 낙엽냄새가 났다. 우리나라만의 경우일지 모르겠지만, 계절이란 사람들에게 여러모로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인지 계절에 따른 기분변화를 비롯하여 읽게 되는 책이나 음악, 산책경로를 달리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개인적으로도 그와 같아서 계절마다 듣게 되는 음악이란 주로 봄에는 팝, 여름에는 락앤롤, 레게, 스카. 가을과 겨울에는 재즈나 어쿠스틱한 음악에 귀 기울여진다. 나M을 처음 만났을 때는 늦은 봄이었다. 그들은 어쿠스틱 혼성 듀오로 이탈리아 칸쵸네나 프랑스의 샹송, 혹은 라틴 등의 월드뮤직을 노래하였다. 개인적인 습성상 봄에 듣기에는 어딘가 맞지 않는 노래였다. 봄에 어울리는 다른 노래를 찾아보는 것이 보통. 그러나 한 순간 공기는 정지되고 봄의 밤에서 끌려 나온 정신은 곧장 가을의 밤으로 이끌렸다. 그리고 진한 핫쵸코가 한잔 생각났다. 봄의 에너지와는 이질적이던 그 외로움은 오히려 아름다웠다. 순간을 충실히 아우르는 음악은 매력이 있지만, 듣는 사람을 생각지 못한 곳으로 이끌고 다니는 음악은 훌륭하다. 나M에게는 그런 이끌림과 아름다운 힘이 존재하였다. 나M은 현재 홍대 클럽 '빵'과 프리마켓의 야외무대를 비롯, 인천 '루비살롱'에서 꾸준히 공연을 하고 있다. 공연과 공연 사이 짬짬이 시간을 내어 1년 남짓 녹음한 결과가 그들의 첫 앨범[LatinaM]이다. 이번에 소개되는 나M의 앨범[LatinaM]은 기존의 외국 곡 11곡을 담았다. 인디 클럽의 공연과 앨범 [LatinaM]. 이러한 그들의 열정은 나M의 팬 층을 한층 넓혀 주며 국내 음악시장에 다양함을 제공하여 주고 있다. 음악 자체로는 옛 노래들을 되짚어 봄으로써 어른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고, 꾸준한 공연으로는 인디 씬에서 만나기 드문 신선함으로써 젊은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게다가 이것은 다만 리메이크곡이 아니다. 충분히 좋은 곡들에 마땅한 실력으로 발매되는 이 앨범은 다음에 나올 자신들의 창작 세계로 듣는 이를 이끌어갈 발판이 될 것이다. 나M은 이미 클럽에서 자작곡들을 선보이고 있고 보다 다양한 곡들을 소화하기 위해 본 앨범과는 약간 다른 발성을 익혀가며 노래하고 있다. 그렇게 나M의 색깔을 굳혀가면서 우리들을 자신들의 음악세계로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이다. 올 가을과 겨울, 진한 핫초코 한잔과 어울리는 나M의 음악을 만나보자. 시간이 지나서 봄이 오게 되어도 당신은 아직 가을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혹은 무더운 여름이라도 미리 가을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