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신기한 꿈이었다. 곧이어 나는 깨질 듯 한 머리를 쥐고, 다시 꿈속의 장소를 찾으려 기억을 더듬었다. 어딘가를 방황하고 있었지. 혹은 도망치듯 누군가에게서 필사적으로 벗어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기묘하게도 내 시야의 장면은 고개를 돌릴 때마다 바뀌었다. 마치 여느 영화의 시점이 변화하듯이. 그렇게 시시각각 변해버린 장소는 저마다 이상하리만치 편안한 감정을 주었고, 심지어는 때때로 내 발을 멈추게 만들었다. 그렇게 서있다간 누군가와 마주하게 될 것이 뻔 한데도, 이미 바짝 붙어버린 발을 떼기가 힘이 들었다. 다신 돌아올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 그 뒤에 그림자처럼 숨어있던 기대감이 날 자꾸 뒤흔들었기 때문일까. 언젠가 와본 것만 같은 익숙한 풍경과 낯익은 소리들. 이윽고 나는 이 장소들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나는 사실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찾고있었다는 것을. 모든 장면 안에서 나는 아이라도 된 양 해맑았고, 그 기억들 속의 우리는 정말로 행복했으니까. 아무래도 나는 이따금씩 이 기억들이 악몽처럼 튀어나왔으면, 그렇게라도 잊지 않게 해줬으면, 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CREDITS] Produced by Allenxxb, 아놔진(anozin) Recorded by 아놔진(anozin) @푸름스튜디오 Mixed by 아놔진(anozin) Mastered by 권남우 @821sound Composed by Allenxxb Arranged by Allenxxb Lyrics by Allenxxb Guitar by 박현서 a.k.a석현 Bass by 아놔진(anozin) Synth by An0 Artwork by Thmaz @westealoran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