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훈과 김진표의 드라마틱 콜라보레이션 가을의 상심을 달래는 팝 발라드 ‘아무리’ 음악 경연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을 통해서 대중의 곁에 한층 가까이 다가선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성훈. 이전 싱글 곡 ‘Ma Boo’를 통해 시원한 여름 넘버를 선보인데 이어 이번에는 감성을 자극하는 팝 발라드 넘버로 가을의 상심을 달랜다. 성훈은 솔로 활동 이후 래퍼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적극적으로 펼쳐 보였다. 많은 발라드 가수들이 곡을 풍성하게 하기 위해 래퍼들을 피처링으로 초대하고 있지만 성훈의 연이은 콜라보레이션에는 다른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 곡들의 다채로움 때문이다. 소울 기교와 훵키 그루브가 가득 담겨 있었던 솔로 데뷔 앨범의 ‘Fail In Love’은 블랙 힙합 스타일의 이센스와 완벽 호흡을 맞췄으며, 여름을 겨냥한 흥겨운 곡 ‘Ma Boo’는 자유분방한 팝 랩 스타일의 산이와 함께 했다. 그리고 순애보 같은 기다림의 간절함을 표현한 이번 곡 ‘아무리’는 내레이션을 하듯 드라마틱하게 랩을 던지는 김진표와 함께했다. 싱어송라이터이면서 다채로운 스타일의 콜라보레이션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성훈의 모습에서 그의 음악적 센스와 넓은 스펙트럼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불후의 명곡>을 통해 경험한 대중과의 소통, 다양한 음악적 스타일과의 교감, 기록적인 점수와 호응을 통한 자신감도 다채롭게 펼쳐지고 있는 그의 음악적 성장에 힘을 더했을 것이다. ‘아무리’에서 주목해볼 특징은 명확한 멜로디 선이다. 기존 성훈의 곡들이 멜로디의 변형이 많은 정통 흑인음악이었음을 생각하면 그 변화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한국적인 보컬로 한 발 다가섰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런 변화로 인해 이 곡은 보컬 테크닉을 통한 감동 보다는 드라마틱한 곡 전개를 통한 감동이 핵심이다. 피아노와 베이스로 잔잔하게 흐르다 코러스가 강조되면서 감정선을 극적으로 고조시키는 방법으로,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끄는 코러스가 이상적이다. 피처링으로 참여한 김진표의 랩 역시 ‘아무리’가 팝 발라드 곡으로서 극적 아름다움을 확보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부드럽게 읊조리듯 이야기의 문을 열고, 하이라이트 부분에서는 냉정하고 호소력 있게 쏟아내는 김진표의 랩은 원곡의 드라마틱한 감동을 배가시켰다. (대중음악평론가 / 이용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