简介
비주류적 감수성의 실험적 힙합/일렉트로니카 미니앨범, KAY-S “힙합코모리” ‘힙합코모리’는 ‘힙합’과 ‘히키코모리’의 합성어로 이 앨범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프로듀서/래퍼/싱어송라이터인 KAY-S(이하 케이에스)는 마스터링을 제외한 앨범의 모든 작업을 ‘골방에서’ 홀로 완성했다. 오래된 미발표곡 모음집의 성격을 띤 이 미니앨범은 주로 2000년대 초중반 작업되었으며, 힙합 빈티지 명기인 AKAI ‘MPC60’과 ‘MPC2000XL’이 메인 시퀀서로 사용되었다. 녹음과 믹싱에는 Roland VS880 8트랙 멀티트래커를 사용했다. 케이에스가 크게 영향받은 음악은 90년대 영미권 인디록 또는 얼터너티브록, 포스트록 사운드와 트립합으로, 이 장르 특유의 분위기를 앨범 전체에 녹여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방법론적으로는 ‘힙합’의 음악적 작법을 철저히 고수하고 있는 것이 이 앨범의 특징이다. 2곡의 랩과 1곡의 노래, 3곡의 인스트루멘탈이 수록된 이 미니앨범의 타이틀곡은 ‘조용한 폭주’. 오프닝 트랙인 ‘포르말린’은 감성적인 건반 멜로디와 단단한 드럼사운드, 멜랑콜리한 보이스 스크래치가 어우러진 인스트루멘탈이다. 이어지는 ‘악몽’은 매시브어택을 연상케 하는 낮은 톤의 랩과 느린 비트의 트립합 넘버로 타이틀곡 ‘조용한 폭주’의 전주곡 역할을 한다. 다음 트랙인 타이틀곡 ‘조용한 폭주’는 가면을 쓴 채 살아가야 하는 현대사회의 젊은이들의 내면에 차곡차곡 싸여가는 단절감과 절망감, 욕구불만과 같은 부정적 감정들이 어느 순간 폭발하는 상상에 기반한 곡이다. 그런지, 포스트락 계열의 기타 피드백 노이즈와 하울링 샘플을 사용한 어둡고 묵직한 힙합비트 위로 나지막하게 읇조리는 케이에스의 랩이 감상포인트. 노이지한 기타사운드가 특징인 ‘꿈속의 꿈’은 이 앨범의 인스트루멘탈 곡들을 대표하는 곡이다. 휘몰아치는 듯한 기타노이즈를 뚫고 나와 기승전결을 이끌어가는 전자드럼이 보컬의 부재를 잊게 만든다. 디지털 싱글로 미리 발매된 바 있는 서브 타이틀곡 ‘두더지’는 슈게이징 풍의 기타/신디사이저 솔로 연주와 멜랑콜리한 멜로디의 보컬이 곁들여진 트립합 곡이다. 클로징 트랙 ‘끝의 시작’은 경쾌한 느낌의 드럼과 노이지한 기타사운드가 질주하는 듯한 느낌의 포스트록/일렉트로니카 인스트루멘탈로, 곡 말미에 어쿠스틱기타 연주로의 반전과 함께 앨범 전체를 마무리하는 역할을 한다 .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홈 스튜디오에서도 고음질의 하이파이 음악 제작이 가능해진 지금, 이 앨범은 90년대말 영/미 인디음악씬에서 유행했던 ‘로우파이’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리스닝 경력이 20년 이상 된 30대 이상 록/힙합 매니아에게는 ‘향수’를, 10대와 20대에게는 ‘낯설음’보다는 뜻밖의 ‘신선함’으로 다가갈 것으로 기대해본다. [Credit] 전곡 작사/ 작편곡/ 프로듀싱/ 연주/ 스크래치/ 보컬/ 믹싱: KAY-S. 마스터링: Cavare Sound Studio, 리마스터링: Sheltie Studio. 앨범자켓 촬영:KAY-S, 앨범자켓 디자인: L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