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简介
최미루 [nEwCHAt] 생성형 AI 챗봇에게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삶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내가 누구인지’,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지’ 같은 대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어째서 절대 답을 제공할 수 없는 대상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을 하게 되었을까요. EP의 제목인 ‘New chat’은 생성형 AI 챗봇과 대화를 시작할 때 누르는 버튼입니다. 저는 그 버튼을 누르고 ‘왜 살아야 하는지’를 물었습니다. 그 질문도, 질문을 하는 상대도 잘못 고른 이 모든 상황이 엉망진창이라고 생각했는데, 저 같은 사람들이 수두룩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우리는 어쩌다가 컴퓨터 화면 속 인공지능에게 인생을 묻게 된 것일까요? 음악이란 질문이 일으키는 파동: 최미루 『nEwCHAt』 ― 최윤주 / 대중문화평론가 하고자 하는 말이 또렷한 앨범들이 으레 그렇듯, 최미루의 첫 앨범 『nEwCHAt』도 트랙 순으로 들을 필요가 있다. 순순히 다섯 곡들을 따라가 보면, ‘나’에 관한 의문에서 시작한 질문이 어떻게 ‘너’를 지나 ‘우리’에 관한 질문으로 이어지는지를 엿볼 수 있다. 이번 앨범의 줄기가 되는 이야기 흐름이다. 첫 곡 「자화상」은 진짜 자신을 알고 싶어 거울 앞에서 붓을 든 이의 독백이다. 자신을 찾기 위해 하염없이 거울을 들여다보지만, 근원과 진실을 묻는 일은 간절할수록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어서 나는 결국 붓을 내려놓고 밖으로 나간다. 산책을 하듯 경쾌한 선율로 전환되며 이어지는 2번과 3번 트랙 「물수제비」와 「아몬드나무」는 그렇게 나가서 마주친 바깥의 풍경을 들려준다. 두 노래를 바깥에 관한 곡이라 듣게 되는 것은 단지 분위기가 바뀌어서만이 아니라, 그 노래들이 타인과의 조우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이 놀자고 제안하는 너(「물수제비」)와 아몬드 나무를 심고 있는 할아버지(「아몬드나무」) 모두는 붓을 내려놓고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면 만날 수 없었을 사람들이다.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나를 당황시킨 두 타인과의 만남이 결국 ‘우리’라는 말로 귀결되는 점이다. 놀자고 말해준 너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어쩔 줄 모르다 고작 물수제비를 할 때, 나는 너와 서로의 파동을 지켜보며 ‘우리’가 된다. 영원히 죽지 않을 듯이 살며 아몬드 나무를 심는 당신의 존재 또한 언제라도 죽을 듯이 살고 있는 내게 혼란을 주는데, 그럼에도 나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사는 당신과 내가 같은 처지에 놓인 ‘우리’라 생각된다. 그래서 4번 트랙 「인간은 딥 러닝의 꿈을 꾸는가」가 “우릴 이끄는 거대한 알고리즘”을 물으며 시작하는 것은 퍽 자연스럽다. “왜 누군가는 아파야 했는지”로 시작해 “가쁜 호흡과 아픈 두 발을 이끌고 도망치지는 않겠다는 다짐으로 애써 달리고 있진 않은지”라는 질문에 이르기까지, 질문의 길이가 길어질수록 그 안의 물음은 구체적이고 내밀한 것이 된다. 그리고 질문의 농도가 짙어질수록 어쩐지 묻는 이의 자기 고백에 가까워진다는 인상이 선명해진다. 이러한 구도는 마지막 트랙인 「Tug of War」와도 겹쳐진다. “그냥 살자”는 ‘너’의 사소한 인사말을 지나치지 못하고 ‘우리’의 사는 방식을 되묻다, 결국 ‘자신’의 사는 방식을 고백하는 모습이 앨범 전체의 구도와 흡사하다고 볼 수 있다. 앨범은 생성형 AI 챗봇과의 대화 버튼 ‘New chat’을 제목으로 빌려오고, 트랙 순으로 들었다면 결말 전 절정이라 할 수 있는 네 번째 곡 「인간은 딥 러닝의 꿈을 꾸는가」에 인공지능을 소재로 한 노래를 배치했다. 나와 너, 우리와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 관한 질문을 위해 빅데이터에 기반한 AI라는 소재를 활용한 것은 무척이나 절묘하다. 서로에게 타인일 뿐인 불특정 다수의 인간이 쌓아온 지식의 총합을 자신의 자원으로 삼는 AI의 모습이, ‘너’와 ‘우리’를 경유하지 않고선 ‘나’를 이야기할 수 없는 우리 자신의 모습과 너무도 닮아 있기 때문이다. 기실 화면 속 인공지능에게 인생을 물을 때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해답이 아니라 질문을 내뱉는 시간 자체이며 그런 형편없는 질문을 자신만 품고 있지는 않다는 사실에 대한 확인이다. 최미루의 앨범 소개와 노래의 음성에 더 꼼꼼히 귀를 기울이면, “삼라만상의 이치”를 묻던 그조차도 사실 대답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의 관심사는 삼라만상의 이치 같은 것이 아니다. 그가 정말로 알고 싶은 것은 그 이치에 도무지 가닿지 못해 헤매는, 헤매다 못해 인공지능을 만들고 다시 또 거기에 질문을 건네는 ‘사람들’이다. “생성형 AI 챗봇에게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최미루가 직접 쓴 앨범 소개의 첫 문장은 이 모든 선율과 가사의 방점이 애초부터 ‘무엇인지’가 아니라 ‘사람들’에 있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렇게 본다면 이번 앨범에서 인공지능 앞에 선 최미루의 인식과 상상력을 가장 잘 들려주는 노래는 「인간은 딥 러닝의 꿈을 꾸는가」보다는 타이틀곡 「물수제비」라 할 수 있겠다. 왜냐하면 언젠가부터 AI의 목소리는 「인간은 딥 러닝의 꿈을 꾸는가」에 삽입된 것처럼 ‘기계적’이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고저가 없고 딱딱한 금속 같은 목소리가 기계의 핵심적인 특징이던 시대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AI의 목소리에는 적절한 음정과 호흡이, 그럴싸한 감정과 분위기가 생겨났고, 이는 실제 사람들의 무수한 목소리를 학습함으로써 가능했다. 「물수제비」의 후렴은 학습을 통해 하나로 수렴했던 AI의 목소리를 그 기원으로 되돌려놓듯 한 사람의 목소리가 분산하여 퍼져나가는 형태로 구현됐다. 다층적으로 갈라져 화음을 그리기도 하고 주변을 맴돌며 중얼거리기도 하는 목소리는 우리를 경유하지 않고는 자신을 말할 수 없는 이의 이야기를 담기에 적절하며, 인간이 품은 가장 외로운 질문을 꺼내놓는 가장 다정한 음성이라 할 수 있다. 『nEwCHAt』이란 제목하에 이 앨범이 건넨 가사와 선율 모두도 결국은 AI와 나눈 대화처럼 보이지 않는 빅데이터 안으로 흡수될 것이다. 그러나 해답보다 질문하는 시간 자체가 중요해 AI를 붙들 듯, 자신의 힘으로 노래를 짓고 부르는 지난한 시간을 통과할 때만 얻어지는 것들이 있다. 그렇게 통과된 시간은 부르는 이만이 아니라 듣는 이에게까지 기억과 감정의 파동을 일으키며, 모든 것이 마치 없었던 것처럼 빅데이터 안으로 흡수될 때에도 그 파동까지 무화될 수는 없을 것이란 믿음을 준다. 어쩌면, 그 유약하나 멈추지는 않는 파동이야말로 인간이 인공지능 시대에도 노래를 짓고 부르는 이유이자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Track list 1. 자화상 ‘자아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자화상」은 거울을 바라보는 한 사람의 이야기이다. 몽롱하게 부유하는 듯한 EP, 위트 있는 붐뱁 비트와 대조되는 사이렌 소음은 굴절된 자신을 수용하는 기쁨을 담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여전히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스스로를 냉소한다. Vocal by 최미루 Chorus by 최미루 Guitar Performed by 최미루 2. 물수제비 타이틀 곡 「물수제비」는 돌의 무게를 이용한 놀이인 물수제비로 우리의 생을 은유한다. 사는 일은 마냥 재미있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지만 그 움직임이 세상에 그리는 파동이 있을 거라 믿으며, 그 파동이 멈추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물 위의 파동을 살펴보면, 서로를 해치거나 방해하지 않고 자연스레 통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맑은 민물처럼 미니멀한 트랙 구성 위로 일렁이는 여러 겹의 목소리는 ‘우리가 부서지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는 세계’를 입 모아 상상한다. Vocal by 최미루 Chorus by 최미루 Guitar Performed by 최미루 3. 아몬드나무 책 《그리스인 조르바(니코스 카잔차키스 作)》의 한 구절을 따와 만들었다.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 듯이 사는 것, 내일 죽을 것 같은 기분으로 사는 것 중 무엇이 맞을까?’ 묻는 조르바의 우화처럼 서정적인 멜로디와 포스트 그런지 풍의 묵직한 일렉 기타가 시원하게 어우러지는 얼터너티브 록이다. Vocal by 최미루 Chorus by 최미루 Guitar Performed by 최미루 최윤혁 Bass Performed by 최윤혁 MIDI Drum Programmed by 최윤혁 4. 인간은 딥 러닝의 꿈을 꾸는가 EP의 클라이맥스에 위치한 「인간은 딥 러닝의 꿈을 꾸는가」는 앨범 스토리텔링의 중추가 되는 음악이다. 포크트로니카를 시도한 이 곡은 영화적인 사운드스케이프와 인공지능의 음성, 그와 대비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중첩해 균열을 일으키고 상상력을 극대화한다. 생성형 AI 챗봇에게 ‘삶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내가 누구인지’,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지’ 묻는 사람들을 통해 인간 존재의 부조리와 외로움을 역설하고, 그들과 연결되는 꿈을 꾼다. Vocal by 최미루 Chorus by 최미루 김희수 이가영 이정민 Classical Guitar Performed by 최한솔 최미루 Vocal Directed by 이정민 5. Tug of War 동시대 청년이라면 한 번쯤은 고민해 본 번아웃에 대한 양가적인 감상을 ‘줄다리기’라는 테마로 엮어내었다. 모든 트랙을 통틀어 가장 일상적인 단어로 구성된 이 곡은 ‘나’로 시작해 너와 우리, 사회로 확장될 여지를 남기는 이 앨범의 마지막 트랙이기도 하다. 느슨하게 펼쳐지는 싱잉 랩과 알람 소리처럼 바쁜 기타의 트레몰로, 몽환적인 EP 사운드를 통해 어지러운 마음을 대변한다. ‘왜 살아야 하는지’라는 물음으로 시작했으나 이러한 질문에는 오히려 대단한 답이 없어야 한다는 듯, 이 곡은 영차영차 살아가는 작고 평범한 개인의 일상을 조명함으로써 앨범의 마무리를 장식한다. Vocal by 최미루 Chorus by 최미루 Guitar Performed by 최미루 [Credit] Produced by 최미루 Written by 최미루 Composed by 최미루 Arranged by 최미루 Mixed by 최미루 Mastered by 강승희 @Sonic Korea Distributed by Mirrorball Music Photography by 산하 Artwork by 김예진(봄) Special Thanks to KIRA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