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简介
재즈드러머 주화준 첫 앨범! (music space, 2009,11) 재즈드러머 주화준의 음악적 내면을 담은 첫 리더작 탁월한 멜로디스트, 재즈 드러머 주화준의 첫 앨범! 임미정, 이지영, 김지석, 정수욱, 임달균 등 한국 대표 재즈뮤지션 참여 리더로서의 역량, 서정적인 감성이 돋보이는 밀도높은 재즈 사운드. 재즈 드러머 주화준의 첫 리더작 보스턴의 버클리음대(1995~1999)와 노스텍사스대학원(2000~2006)을 졸업한 이후 지난 2006년에 귀국해 주로 재즈 클럽 활동에 전념하는 동시에 명지전문대, 서울예술대학, 서울재즈아카데미, 단국대, 재능대 등에서 교육자로 활동 중인 드러머 주화준이 오랜 유학생활 동안 그가 고민하고 구상해왔던 자신의 음악적 방향을 담은 첫 앨범 를 통해 처음으로 한국의 재즈 애호가들과 만나게 된다. 특히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그 수가 적은 재즈 드러머의 리더작인 이번 앨범은 9곡 모두 직접 주화준이 작곡과 편곡 그리고 프로듀싱까지 맡았다는 점도 크게 주목할 만 하다. 자신만의 사운드를 꿈꾸는 아티스트 주화준의 탁월한 멜로디. 첫 앨범 를 통해 주화준이 보여주려는 것은 단지 앞에 나서서 묘기를 부리는 듯한 재즈 드럼의 연주가 아니라 전체 사운드의 기저에서 심벌을 중점적으로 사용하며 오히려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그리고 자신만의 사운드를 꿈꾸는 아티스트 주화준의 모습에 주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결과 단순한 재즈 드럼 연주자 이전에 탁월한 멜로디스트로서의 주화준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서정적인 발라드 계열의 곡들에서는 작곡 단계에서 그가 느꼈을 감성들을 충분히 반영하고 하나의 서사적인 흐름까지 담아내면서,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를 충분히 표현하고 있다. 그와 더불어 이러한 멜로디들은 긴장감을 생산해 내는 코드 체계와 맞물리면서, 참여한 뮤지션들의 연주가 보다 자유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길잡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임미정, 이지영, 김지석, 정수욱, 임달균 등 한국 대표 재즈뮤지션 참여. 주화준의 첫 앨범 에는 현 한국 재즈 씬에서 가장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는 여러 연주자들이 참여해 더욱 빛을 발한다. 섬세함과 서정성이 돋보이는 한국 최고의 여성 재즈 피아니스트 임미정을 비롯해 사운드에 건축적 틀을 잡아주는 피아니스트 이지영, 일렉트릭과 어쿠스틱을 오가는 가운데 담담하면서도 정서적 핵심을 집어낸 베이시스트 사명훈, 사운드의 전면에서 다채로운 솔로를 펼치는 색소포니스트 김지석과 기타리스트 오정수까지 이 모든 연주자들의 존재감이 전체 사운드의 흐름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부각되었다. 이 외에도 게스트로 참여한 임달균(베이스 클라리넷)과 정수욱(기타)도 인상적인 연주로 보다 풍성한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리더로서의 역량, 서정적인 감성이 돋보이는 밀도 높은 재즈 사운드. 많은 한국 재즈 뮤지션들의 앨범들이 속속들이 발표되고 있는 현재, 재즈드러머 주화준의 앨범은 획기적인 시도나 새로운 도전보다는 한국 재즈의 현재를 보다 굳건히 자리잡게 한다는 점에서 이번 앨범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특히 주화준의 서정적인 감성은 많은 감상자들에게 그의 음악적 내면을 각인시킬 것이며, 자기 중심적으로 연주를 이끌면서 자신을 전면에 부각시키는 대신 재즈 뮤지션으로서 주화준이 꿈꾸어왔던 사운드 그 자체를 실현하기 위한 리더로서의 역량에 더욱 주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낯선 청춘 최규용 보통 한 연주자가 자신의 이름으로 앨범을 만들게 되면 연주의 모든 중심을 자신에게 맞추게 된다. 예로 색소폰 연주자가 리드 앨범을 녹음한다면 그의 화려한 솔로를 중심으로 나머지 연주자들이 모이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다. 그러나 드럼 연주자의 리드 앨범은 좀 다르다. 한 두 곡이면 몰라도 악기 특성상 자신을 중심으로 모든 연주를 진행시키기가 어려운 것이다. 아트 블레이키, 엘빈 존스 등 전설적인 드럼의 명인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이러한 한계에 아쉬워할 필요가 없는 것이 이로 인해 오히려 앨범을 이끄는 드럼 연주자를 보다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사운드가 만들어지곤 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듣고 있는 드럼 연주자 주화준의 첫 앨범 또한 마찬가지다. 사실 당신이 이 앨범에서 드럼 연주자 주화준을 느끼고자 한다면 템포와 상관 없이 심벌을 중점적으로 사용하면서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그의 연주에 아쉬워할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관점을 바꿔보기 바란다. 드럼 연주자 주화준의 앨범이 아니라 자신만의 사운드를 꿈꾸는 아티스트 주화준의 앨범으로 말이다. 그러면 드럼 연주자 이전에 탁월한 멜로디스트 주화준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어떤 경로로 그가 작곡을 하는지 모르지만 그가 만든 곡들은 모두 선명한 멜로디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그 멜로디들은 그가 작곡 단계에서 느꼈을 감성을 담뿍 반영하고 있다. 이것은 특히 발라드 계열의 곡에서 더욱 잘 느낄 수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앨범 타이틀 곡이기도 한 ‘Fatherland’다. 이 곡은 짙은 애상을 담은 멜로디가 제목과 어우러지면서 고향을 잃고 어쩔 수 없이 움직여야 하는 유랑자의 슬픈 운명을 생각하게 한다. ‘Grateful’은 어떠한가? 소박하고 차분한 멜로디가 따스하고 편안한 차(茶) 시간을 그리게 한다. 게스트로 참여한 임달균의 온화한 베이스 클라리넷 연주가 돋보이는‘Chrosst’ 또한 고독하면서도 달콤한 멜랑콜리를 담고 있다. 아마도 이들 곡들은 어떤 앨범이건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들을 먼저 찾는 감상자들에게 큰 만족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상기한 곡들이 하나의 서사적인 흐름을 담고 있다면 ‘Renovatio’,‘Glatonic Vitra’, ‘The Day of Ascension’같은 곡에서의 간결한 멜로디들은 긴장을 생산하는 코드 체계와 맞물리면서 보다 자유로운 방향으로 연주가 나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테마의 역할을 한다. 실제 이들 멜로디를 머리 속에서 반복하면서 이어지는 솔로 연주를 듣는다면 화려한 모습으로 발전하며 보다 먼 곳으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곡의 구조상 그 먼 곳으로 떠난 멜로디는 자연스럽게 처음의 자리로, 그러나 처음보다는 충만한 상태로 돌아온다.) 그렇다고 내가 이 앨범을 멜로디 중심의 가볍고 감상적인 앨범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이 앨범에는 주화준의 또 다른 모습이 담겨있다. 연주자들의 적절한 배치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사운드를 구현하는 조율자로서의 모습이 그것이다. 그 결과 섬세함과 서정이 돋보이는 임미정과 사운드에 건축적 틀을 잡아주는 이지영의 피아노부터 일렉트릭과 어쿠스틱을 오가는 가운데 담담한 연주로‘Fatherland’의 정서적 핵심을 집어낸 사명훈의 베이스, 사운드의 전면에서 다채로운 솔로를 펼치는 김지석의 색소폰과 오정수의 기타까지 모든 연주자들의 존재감이 전체 사운드의 흐름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부각되었다. 이들 연주자 외에 게스트로 참여한 임달균(베이스 클라리넷)과 정수욱(기타)도 인상적인 연주로 자신을 드러낸다. 주화준의 드럼은 사운드의 기저에서 이들의 연주를 지원하고 감싸는 역할에 충실할 뿐이다. 그렇다고 주화준이 드럼 연주자로 자신의 매력을 뽐내는 순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팻 메스니적인 목가적 감수성이 느껴지는‘Moments Spared’에서 주화준의 모습에 주목하기 바란다. 이 곡에서도 전면에서 자신만을 위한 솔로를 펼치지는 않지만 정수욱, 임미정 등의 솔로에 반응하는, 심지어 멜로디적이기까지 한 다양한 움직임은 그의 연주자적 역량을 충분히 느끼게 해준다. 결국 주화준이 이 앨범을 통해 감상자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자신의 음악적 역량만은 아니었다. 그가 진정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작, 편곡 그리고 연주를 넘어선 무엇, 즉 자신의 음악적 내면이었다. 그 가운데 앨범 곳곳에 담긴 그의 서정적인 감성은 많은 감상자들의 공감을 얻을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불현듯 다시 듣게 되는 앨범으로 자리잡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