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歌曲
- 时长
简介
싱어송라이터 ‘백자’가 2009년 1월 산악다큐멘터리 ‘벽’에 수록된 음악들을 모아 만든 소품집 ‘걸음의 이유’ 발매 이후 근 2년 만에 정규1집을 냈다. 대표적인 민중가요 그룹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면서, 홍대 인근 클럽에서도 서서히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있는 ‘백자’가 인디적 감성과 사회참여적인 감성이 묻어나는 자신만의 음악적 색깔이 담긴 11곡을 ‘백자 vol.1 가로등을 보다’에 오롯이 담아냈다. 1997년 ‘혜화동푸른섬’을 시작으로 음악활동 13년 만에 발표되는 첫 솔로음반에서는 팀 활동에서는 좀처럼 느끼기 힘든 음악적 스펙트럼을 볼 수 있다. 음반 전체에 흐르는 포크적인 감성은 그대로 이지만, 그것은 때론 블루지하게 흐르기도 하고, 때론 잔잔하게, 때론 경쾌하게 흐른다. 괜한 구색들에게 자리를 주지 않고 그의 목소리를 타기에 적당한 음들만이 11곡을 채우고 있다. 그 만의 자연스러운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가 음반전체를 적당히 아우르면서 감싸고 있고, 마지막 트랙 ‘구름’에서는 정갈한 핑거스타일 사운드를 보여주면서 마무리 한다. 집단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에 익숙했던 팀 활동과는 달리 이번 그의 음반은 철저히 개인의 이야기다. 가만히 듣다보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읽는 것과 같은 모호성과 상실에 젖은 감성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그의 이번 음반의 키워드는 ‘상실’, ‘상처’, ‘외로움’, ‘이별’등이다. 의외다. ‘조국’, ‘노동’, ‘민중’등 그동안 그의 음악적 행보를 대표하는 키워드와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파격적인 소재들이라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이미 대중음악계에서 수없이 반복 재생산된 키워드를 30대 중반을 넘어선 늦깎이 데뷔작에 담아내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의 음악속에서 제시된 키워드들은 단순히 특정 사람 간에 발생한 이야기를 넘어서 그와 그를 둘러싼 세상 사이의 이야기 또는 자기와의 대화에 가깝다. 그는 음반을 통해 끝없이 스스로에게 질문 한다. 그 질문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과도 동일선상에 위치하고, 그 질문을 통해 우리 내면을 바라본다. 좌절하고, 상처받고, 무언가로부터 멀어지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자고 말한다. 이것은 40대를 맞이하는 그가 이 땅에 살아가면서 갖고자 하는 일관된 태도이며 그의 음악의 존재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