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의 어쿠스틱과는 다른, 진정한 의미의 어쿠스틱 음악 we hate jh we hate jh 는 남성, jh(이름의 약자이다)의 솔로 프로젝트로 한국에서는 꽤나 매우 생소한 음악장르인 Emo 에 도전하고 있는 신인 아티스트이다. Emo? 남자가 눈에 마스카라 하고, 스키니진 입고, 찔찔 짜는 컨셉으로 면도칼로 자해하는 셀카나 찍는 그거 말인가? 미안하지만 잘못 짚었다. we hate jh 는 그렇게 2000년대의 여성스런 찌질이로의 이미지가 아닌, 진정한 Emo 음악의 황금기인 90년대 중반에 있었던 서브어반 감성 영웅들의 영광을 자기 손으로 구사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다. 어쿠스틱 기타 한대로 전미를 정복한 20대 송라이팅 아이콘 Dashboard Confessional 에 대한 응답으로도 이야기 할 수 있으며, 펑크의 스트레이트한 감각과 디테일한 감수성과의 완벽한 충돌을 보여주는 90 Emo 의 아이콘인 Further Seems Forvever, Texas Is The Reason, The Promise Ring 과 같은 레전더리 밴드들의 위대함, 상업적 변절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길을 걷고 있는 또 다른 2000년대 Emo 아이콘들인 Daphne Loves Derby, Early November, Secondhand Serenade 등 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음악을 들려주는 진정한 Emo 음악의 신예라 할 수 있다. 그의 정식 데뷔 EP 인 "demotivation" 은 앞서 설명한 모든것을 보여주는, 4곡짜리의 컴팩트하고 멋진 출사표이다. 문제는 이를 담아내는 형식이었다. 디지털음원의 트렌드를 인정하고, 이를 담아내는 형태가 무엇이 되어야 음원을 가진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지의 결론은 LP였다. 비싼 가격과 소수의, 매니아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누구나 쉽게 가질 수 있게 말이다. 소장가치는 가격에 비례하지 않는 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직접 해외에서 7인치 LP제작을 의뢰하고 처음부터 끝을 함께 하였으며, 적자를 감수하였다. (게다가 다운로드 코드까지 첨부되어있다!) 그러한 노력 만큼이나 담긴 음악들 역시 뛰어나다. 펑크에서 태어난 음악답게 적절한 스피드와 에너지를 가지고 있고, 그러한 것과 상반되는 이미지지만 어울리는 조합이라고 밖에 말 할 수 없는 다양한 형태의 감성 덩어리들과의 완벽한 조화와 배치 센스는 Emo Classic 의 위대함 그 자체라 할 수 있으며, "어른의 나이지만 어른이라 할 수 없는 사고방식에서 나오는 풋풋한 감성", 혹은 "어른이 아닐 수 밖에 없는 나이에서의 진지한 감성의 공격적 고찰" 두가지로 이야기 할 수 있는 예쁘장하게 날이 선 이미지, 모자르게 보일지라도 자신의 생각과 감성에 솔직한 표현력에서 나오는 소박하고 당찬 이미지의 가사의 몰입도 역시 빠트릴 수 없는 we hate jh 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어쿠스틱 음악은 많았다. 하지만 we hate jh의 어쿠스틱은 다르다. 그의 음악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었던 "어쿠스틱 감성" 그 이상의 그것이다. 소박하되 당차 있고, 가녀리지만 힘이 있으며, 대중적이지만 언더그라운드 컬쳐적인 로우한 맛이 살아 있는, 한마디로 "Emo" 라는 음악이 무엇인지 100% 보여주는 어쿠스틱이다.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가장 먼저 시작 되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90년대 펑크/인디락 언더그라운드를 꽤나 뜨겁게 달구었던 그 Emo 라는 음악의 장점의 모든것" 이라고 설명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we hate jh의 첫 데뷔 EP "demotivation" 임에는 틀림이 없다. 단 4곡으로 그 레전더리의 모든것을 느낄 수 있다. 멋진 7인치 바이닐 패키지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