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简介
we hate jh [Swimming] 호기심이 시작이었다. 데뷔 음반을 7인치 바이닐로 발표한 밴드가 있었다. we hate jh란 이름은 호기심을 더 증폭시켰다. we hate jh란 이름에서 I Love JH란 밴드를 떠올렸다. 비록 유명해지진 않았지만, I Love JH는 귀 밝은 이들 사이에서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밴드로 통했다. 그 귀 밝은 이들 가운데는 we hate jh를 이끄는 박미워(박주현)도 있었다. 박미워는 자신이 좋아한 I Love JH의 이름을 비틀어 we hate jh라고 밴드 이름을 지었다. ‘주현’이라는 본명 이니셜과도 딱 맞았다. I Love JH를 좋아했던 나에게도 we hate jh란 이름이 먼저 들어왔다. 음악은 호기심을 넘어 더 큰 관심으로 향하게 했다. 7인치 바이닐 안에는 그동안 한국에선 듣기 어려웠던 이모(emo) 계열의 음악이 담겨 있었다. I Love JH도 we hate jh도 모두 이모를 표방하고 있었지만 둘의 결은 달랐다. we hate jh의 음악이 내가 인식하고 있는 이모와 정확히 맞닿아있었다. 청춘의 정서를 담아 그 안에서 패배자의 언어로 노래하는 바로 그 이모 음악이었다. 장르적인 완결을 담아 이를 표현하는 음악은 한국에서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 아니었다. ‘(충분히 대중적일 수 있는데도) 왜 이모는 한국에서 인기가 없을까?’라는 오랜 의문을 품고 있던 내게 we hate jh의 존재는 특별해졌다. 7인치 바이닐로 발표한 EP [demotivation](2013)을 시작으로 다수의 싱글과 EP, 그리고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결과적으로 대중적인 반응을 얻는 데는 실패했지만, we hate jh는 한국 대중음악의 새로운 영역을 개최했다. 특히 레이블과 정식으로 계약하고 발표한 첫 공식 EP [officially, we hate jh](2014)는 한국 이모 음악 역사에 남을 명작이었다. 이미 싱글로 발표했던 '20'과 '악순환', '피로'뿐 아니라 새롭게 발표한 '기회주의자', 'afternoon', '인정하기 싫은 고백의 계절' 등의 노래는 한국 이모의 가능성과 함께 박주현이라는 새로운 싱어송라이터의 출현을 알리는 멋진 증거물이었다. 가능성을 잔뜩 담은 채 we hate jh가 등장한 지 어느새 1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안타깝게도 처음 등장했을 때보다 we hate jh의 이름은 더 옅어졌다. 작품을 발표하는 간격은 점점 더 벌어졌고, 미디어가 소개하는 음악은 더 폭이 좁아졌고 획일화됐다. 그래서 난 we hate jh의 이름이 조금씩 잊혀간 것을 밴드의 탓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이 대중음악을 다루는 방식이 고루하고 편협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난 '좋은 음악'은 자연스레 알려진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we hate jh가 좋은 반례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we hate jh도 나이를 먹었다. 풋풋한 청년들은 이제 일상을 사는 생활인이 됐다. 그리고 이모는 사춘기적 감성이 중요한 음악이란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 감수성이 물리적인 숫자에 의해서만 표현되지 않는다는 걸 we hate jh의 새 음악을 들으며 다시 한번 실감한다. 지난해 발표한 EP [Div-ing]을 통해 여전한 감성을 들려줬던 we hate jh는 새 EP [Swimming]에서 이 음악은 자신들이 가장 잘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박미워의 소년 같은 목소리는 we hate jh의 중요한 정체성이고, 그 목소리를 통해 빛나지 못했던 자신의 청춘과 지금의 일상을 이야기한다. 어쩌면 나는 we hate jh의 음악이 큰 변화가 없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건지도 모른다. 그리고 난 그 사실이 무척 마음에 든다. 2013년 자신들의 이름을 처음 알린 이후부터 지금까지 we hate jh는, 박미워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음악을 계속해서 해왔다. 그 여전함 속에서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 박미워가 정말 훌륭한 송라이터란 사실이다. 이들의 음악은 연약한 듯 선명하고, 선명하면서도 연약하게 들린다. 선명한 것은 멜로디고 연약한 것은 정서다. 이렇듯 연약하고 상처받은 청춘의 정서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오직 we hate jh뿐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웨이브토스트’에는 we hate jh의 특징이 집약돼 담겨있고, 컨트리 같은 느낌까지 주는 ‘나그랑’은 여전함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새로움이다. ‘데크레센도’와 ‘오버쿡’ 같은 느린 진행의 곡에서 과거보다 더 능숙해진 we hate jh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구성과 사운드의 운용, 편곡과 연주 모두 이제 베테랑의 여유가 느껴진다. 그래서 난 이들이 베테랑이 돼가고 있는 것이 반갑다. 나에겐 좋아하는 음악인이 씬에서 사라지는 것에 대한 일종의 두려움이 있다. 자신의 재능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것에 실망해 음악을 그만두는 사례를 많이 봐왔다. we hate jh도 내가 그런 두려움을 가지는 음악인 가운데 하나였다. 그래서 지난해 발표한 [Diving]이 반가웠고, 새 EP [Swimming]을 들으며 안도했다. 그들이 여전히 음악을 하고 있다는 것, 그 음악이 여전히 훌륭하다는 것에 깊이 안도한다. 여전히 아프되 아름다운 이 청춘의 음악은 이렇게 계속 지속된다. (김학선/대중음악평론가) [Credit] we hate jh @band.wehatejh vocal & guitar 박미워 drums 이상근 lead guitar 라일준 bass 서영교 composed by 박미워 lyrics by 박미워 arranged by we hate jh produced by we hate jh recorded & mixed by Vault Studio mastered by Sonic Korea 강승희 artwork by pallo_illust film by 최상민 (ESANG) A&R JAMESRECORD